배양육

배양육 전용 공급망(SCM) 구축 전략과 유통 혁신

elkeul-news 2025. 7. 8. 19:42

서론

배양육은 실험실 연구에서 시작됐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는 ‘실제 식품’으로 자리잡아야 할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기술 개발과 생산 설비 구축이 아무리 진척되더라도, 이를 소비자 식탁에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용 공급망(Supply Chain Management) 없이는 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전통 육류는 수십 년에 걸쳐 가축 사육, 도축, 가공, 냉장·냉동 물류, 유통망이 탄탄히 구축되어 있어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품질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배양육은 이제 막 실험실 단계를 넘어선 만큼, 원료부터 생산, 포장, 물류, 최종 판매까지 모든 단계를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배양육 전용 SCM이 왜 중요한지, 글로벌 기업은 어떤 혁신 모델을 시도하고 있는지, 한국이 현실적으로 준비해야 할 전략과 단계별 과제까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배양육 SCM이 전통 육류 SCM과 다른 이유

전통 육류 SCM은 가축 사육에서 출발해 사료 공급, 사육 환경 관리, 도축·가공, 냉장·냉동 운송, 소매점 납품으로 이어지는 명확한 단계가 수십 년에 걸쳐 체계화되어 있습니다. 축산업이 발전한 지역일수록 사료 업체, 도축장, 가공 공장, 대형마트 물류센터가 지리적으로 클러스터화되어 있어 물류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신선도 유지도 용이합니다.

반면 배양육 SCM은 사육과 도축 단계가 사라지고, 대신 세포주 확보, 무혈청 배양액 공급, 바이오리액터 관리, 무균 생산 설비 유지, 조직화 가공, 포장·저장·배송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대체됩니다. 기존 축산 SCM에 익숙한 기업이더라도 배양육 SCM은 설계 원리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전용 설비와 전문 인력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배양육은 세포의 생물학적 안정성과 무균 상태가 품질을 결정하기 때문에, 원료 공급부터 소비자 식탁까지 전 과정에서 온도, 습도, 청정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첨단 콜드체인과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수입니다.

배양육 전용 공급망(SCM) 구축 전략

 글로벌 기업의 SCM 혁신 사례

일부 글로벌 선도 배양육 기업들은 전통 육류의 유통망과 바이오 산업의 생산 관리 시스템을 결합해 새로운 SCM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업사이드 푸즈(Upside Foods)는 자체 생산 시설에 IoT 센서를 설치해 세포 배양 상태부터 완제품 포장, 출하 직전까지 실시간 데이터로 추적 관리합니다. 이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물류 파트너와 연동되며, 온도 변화나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자동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일부 스타트업은 기존 대형 식품 유통업체와 제휴해 하이브리드 SCM을 운영합니다. 초기에는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전통 육류와 동일한 콜드체인에 배양육 제품을 혼재해 운송하다가, 판매량이 늘어나는 단계에서 별도의 전용 운송망으로 확장하는 방식입니다.

싱가포르처럼 국가 단위로 배양육 상용화를 선도하는 지역에서는 정부가 시험생산 허브와 시험판매 전문 물류센터를 구축해 스타트업이 SCM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는 생산량이 적은 초기 단계에서는 매우 중요한 모델입니다.

 

 한국 배양육 SCM의 현실과 필요한 전략

한국은 대형 식자재 유통망과 ICT 기반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 잘 발달해 있다는 점에서, 배양육 SCM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배양육은 ‘식품이자 바이오 제품’이라는 이중적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기존 냉장·냉동 물류망만으로는 무균성과 안정성을 완벽히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한국 배양육 기업은 생산 공장에서부터 스마트 센서, 자동화 모니터링, IoT 기반 콜드체인을 표준으로 구축하고, 데이터 연동을 통해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과 품질 저하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합니다.

또한 초기에는 전통 육류 유통망을 활용해 물류비를 최소화하되, 판매량이 일정 규모를 넘어설 경우 배양육 전용 클러스터와 연계한 별도 물류 허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배양육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단계별 공급망 구축 로드맵과 향후 과제

배양육 SCM은 하루아침에 완성될 수 없습니다. 단계별로 접근해야 합니다.

1단계는 파일럿 생산 SCM입니다. 초기에는 소량 시제품을 안전하게 유통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연계한 실증센터나 공동 냉장 물류 창고를 활용해야 합니다.

2단계는 중규모 상업 생산 SCM입니다. 소비자 반응이 본격적으로 확인되면, 생산량 확대와 함께 스마트 콜드체인, 무균 포장 공정 자동화, AI 기반 물류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야 합니다.

3단계는 전국 단위 대량 공급망 확장입니다. 대기업 물류 네트워크와 연계하거나, 자체 전용 물류 법인을 설립해 전국 유통을 안정화해야 합니다.

4단계는 글로벌 수출 SCM입니다. 배양육은 무항생제·동물복지 가치 덕분에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수출 전용 물류 허브, 해외 규격에 맞춘 품질 인증, 글로벌 콜드체인 파트너십까지 준비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물류비 지원, 전용 시험인증센터, 수출 물류 클러스터 같은 공공 인프라를 단계별로 확대해야 합니다.

 

 마무리

배양육은 실험실 기술에서 출발했지만, 결국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이 있어야만 소비자의 식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생산설비 못지않게 SCM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스타트업부터 대기업, 정부까지 함께 단계별 유통 혁신을 설계해야 한국 배양육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