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육은 축산업이 가진 환경 부담과 윤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를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유통하기 위해서는 국제 표준화와 글로벌 인증 제도가 필수적입니다. 배양육은 기존 육류와 달리 살아있는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하여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 공정, 위생 관리, 품질 보증 방식이 전통 축산물과 크게 다릅니다. 이로 인해 각국 정부는 배양육의 안전성과 품질을 동일한 기준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국제 표준을 마련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도 수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국제 인증 획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배양육의 국제 표준화가 왜 중요한지, 현재 주요 국가의 제도 현황은 어떠한지, 그리고 한국이 글로벌 배양육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배양육 국제 표준화의 필요성과 의미
배양육은 기존 축산물과 달리 동물 사육과 도축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위생과 안전성 관리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통일된 배양육 생산 기준은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현재는 미국, 유럽연합,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가 자국 기준을 마련하고 있을 뿐이며, 국제 식품 규격 위원회(Codex Alimentarius) 등 글로벌 표준화 기구에서도 배양육 관련 가이드라인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국제 표준화가 중요한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상호 신뢰와 무역 장벽 해소에 있습니다. 각국이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면 기업은 국가별로 별도의 생산 라인을 운영해야 하고, 이는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을 바탕으로 배양육의 품질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이를 통과한 제품에 대해서는 수출입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도 글로벌 표준 제정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국 산업에 유리한 기준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요국 배양육 표준화와 인증 제도 현황
가장 먼저 배양육 상용화를 허용한 싱가포르는 국가 식품청(SFA)이 배양육 제품에 대한 엄격한 안전성 평가 절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포주 출처, 배양액 성분, 생산 설비의 위생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하며, 승인된 제품에는 ‘Cultured Meat’라는 표기가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이 표기는 소비자가 실제 고기와 배양육을 혼동하지 않도록 돕기 위한 장치입니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DA)과 농무부(USDA)가 공동으로 배양육의 안전성과 라벨링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FDA는 세포 배양 단계까지 안전성을 심사하고, USDA는 도축 후 공정과 라벨링을 감독합니다. 특히 미국은 글로벌 기업들이 배양육을 수출할 때도 자국 안전성 평가를 통과해야만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어, 사실상 글로벌 시장의 인증 기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배양육을 ‘신규식품(Novel Food)’으로 분류해 승인 절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세포주 안전성, 생산 공정, 배양액 성분 등을 평가하며, 승인된 제품만 유럽 내에서 판매가 가능합니다. 현재까지 유럽에서는 아직 상업적 승인이 난 제품은 없지만, 다수의 기업이 심사를 준비 중이며 이를 위한 표준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증 제도의 주요 쟁점
국제 배양육 인증 제도에서 가장 큰 쟁점은 바로 안전성과 투명성 확보입니다. 배양육은 생물학적 위험 요소가 기존 육류보다 낮다고 평가되지만, 세포 배양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미생물 오염, 항생제 사용 여부, 배양액의 화학적 안전성 등은 소비자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인증 제도는 생산 전 공정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품질 관리 시스템을 필수 요소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쟁점은 배양육 라벨링입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고기(Meat)’라는 용어 사용에 대해 전통 축산업계와 논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축산업계는 배양육이 고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Cultivated Meat’, ‘Cell-based Meat’ 등 새로운 용어 사용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국제 표준화에서는 이러한 라벨링 기준도 중요한 논점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추가로 배양육이 할랄(Halal)이나 코셔(Kosher)와 같은 종교 인증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도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세포 채취 과정과 배양액 성분이 종교적 기준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으면 일부 국가에서는 시장 진출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대응과 향후 과제
한국은 아직 배양육 관련 국제 인증 제도나 표준화 기구 논의에 본격적으로 참여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해외 표준과 동일한 수준의 생산 설비와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업계는 배양육 생산에 적합한 위생 설비 인증, 안전성 시험 절차, 품질보증 시스템을 국내 표준으로 정립해야 합니다.
또한 한국은 배양육 국제 표준화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자국 기업의 기술과 생산 여건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협상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식품 규격 위원회(Codex), ISO, OECD 등에서 진행되는 회의에 전문가와 기업 대표를 적극 파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배양육 기업이 할랄, 코셔 등 종교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종교 단체와 협력하고, 글로벌 인증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 장벽을 낮춰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한국 배양육 산업은 안전성과 품질, 신뢰성을 모두 갖춘 ‘글로벌 표준’을 충족하며 아시아 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 식량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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